2013. 5. 4. 10:30ㆍ영화, 연극
막내가 예매를 했다.
이번달 자매모임은 뮤지컬 "빨래"를 보자고.
올해로 스물일곱 나영이 강원도 강릉을 떠나 서울의 작은 동네로 이사를 온다. 연애하고 싸우는 일을 끼니처럼 거르지 않는 옆집 희정 아줌마, 장애우 딸을 보살피는 주인집 할머니, 한국에서 욕을 제일 먼저 배운 필리핀 노동자, 그리고 불법체류자로 월급을 체납당하며 일하는 몽골 청년 솔롱고를 빨래를 널다가 그곳에서 만난다.
듣기만 해도 고단해지는 사연이지만 공연은 잠시도 쉬지 않고 이들을 통해 웃음과 뭉클함을 전달한다. 일상의 작은 감동, 관계 속의 작은 기쁨을 빨래는 놓치지 않고 노래한다.
“빨래를 하면서, 얼룩 같은 어제를 지우고, 먼지 같은 오늘을 털어내고, 주름진 내일을 다려요.”
누구보다 열심히 성실하게 사는 사람들이지만, 세상은 성실함이나 선함만으로 감당하기에 호락호락하지가 않다. 더 나은 내일을 꿈꾸며 오늘 맞닥뜨린 부당한 일을 참고 견디지만, 그런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엔, ‘역시 이래선 조금도 나아지지 않을 것 같다’는 우울한 기분이 들어 몸서리친다. 서점에서 사장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고, 그에 항거했다가 전출까지 당하게 된 나영이 서럽게 울며 집으로 돌아올 때, 그녀를 본 옆집 희정 아줌마와 주인할머니는 온 정성을 쏟아 위로해준다.
고단한 삶이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고 힘들때 빨래를 하면서 모든 슬픔을 비비고 밟으며 날려보낸다.
차칫 지루할 수 있는 일상을 재미있게 그리고 감동적으로 풀어 나간다.
2005년 국립극장에서 10명도 안되는 관객을 위한 공연이 이제는 2,000회를 넘어 섯단다.
뮤지컬을 보고 나오며 둘러본 대학로.
"별다방 미쓰리 " 재미있는 이름처럼 정답고 재미있다.
아래보이는 메모지는 오는 손님들이 사연을 적어 붙여 농은 쪽지이다.
옛날 도시락과 팥빙수, 옛날 어린이들이 즐겨 먹던 간식들이 추억에 잠기게 하는 곳이다.
'영화, 연극'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월드 워 Z / World War Z 130728 (0) | 2013.08.01 |
---|---|
로마 위드 러브 / TO ROME WITH LOVE 130511 (0) | 2013.05.15 |
아무르 130331 (0) | 2013.04.03 |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130308 (0) | 2013.03.09 |
7번방의 선물 (0) | 2013.03.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