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고 싶은 시(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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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고정희 시인 길을 가다가 불현듯 가슴에 잉잉하게 차오르는 사람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목을 길게 뽑고 두 눈을 깊게 뜨고 저 가슴 밑바닥에 고여 있는 저음으로 첼로를 켜며 비장한 밤의 첼로를 켜며 두 팔 가득 넘치는 외로움 너머로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너를 향한 그리움이 불이 되는 날 나는 다시 바람으로 떠올라 그 불 다 사그러질 때까지 어두운 들과 산굽이 떠돌며 스스로 잠드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 일어서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 떠오르는 법을 익혔다 네가 태양으로 떠오르는 아침이면 나는 원목으로 언덕 위에 쓰러져 따스한 햇빛을 덮고 누웠고 달력 속에서 뚝, 뚝, 꽃잎 떨어지는 날이면 바람은 너의 숨결을 몰고와 측백의 어린 가지를 키웠다 그만큼 어디선..
2010.12.11 -
당신에게 언제나 좋은사람으로
나 당신에게 좋은 사람으로 머물고 싶습니다 당신 마음 아프지 않게 당신에게 항상 다가가 위로의 말과 함께 따듯한 말을 나누며 당신이 조금이라도 행복함 속에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당신의 벗이 되어 드리고 싶습니다 차 한잔이 그리울 때 당신의 찻잔이 되어 줄것이고 당신이 어디..
2010.12.07 -
첫눈
-첫눈 - 오광수 누가 어둠의 장막을 걷어내고 순백의 마음을 모으기 위해 저리도 조용히 기도하는가 당신이 가져다 준 설레밈도 분보얀 미소의 창을 열고 우리는 소망의 가닥 가닥들을 여미고 펼치기를 얼마나 했으며 만나고품에 무작정 달리고 보고품에 거저 소리치고 사랑하고 품에 두팔을 한껏 벌..
2010.11.26 -
겨울시
겨울나무 - 이정하 - 그대가 어느 모습 어느 이름으로 내 곁을 스쳐지나 갔어도 그대의 여운은 아직도 내 가슴에 여울되어 어지럽다. 따라 나서지 않은 것이 꼭 내 얼어 붙은 발 때문만은 아니었으리 붙잡기로 하면 붙잡지 못할 것도 아니었으나 안으로 그리움 삭힐때도 있어야 하는 것을 ..
2010.11.25 -
허난설헌
채련곡(采蓮曲) / 허난설현 秋淨長湖碧玉流 추정장호벽옥류 蓮花深處鷄蘭舟 련화심처계란주 逢郞隔水投蓮子 봉랑격수투련자 或被人知半日羞 혹피인지반일수 해맑은 가을 호수 옥처럼 새파란데 연꽃 우거진곳에 목란배를 메었네 물 건너 임 을만나 연밥 따서주고는 혹시나 남이 봤을까..
2010.11.25 -
담쟁이
담쟁이 -오 수니 - 너에게로 가는 길을 나는 모른다 가로막는 담, 가파른 온 몸으로 타고 오른다. 나의 길은 사방으로 뻗어 갔으나 미망인듯 모든 것은 엉클어지고 마음만 갈팡질팡할 때에 함께 따라오르던 이파리들도 서서히 지쳐가면서 하나씩 내 곁을 떠나갔다 천지에 들어난 나의 궁색 하지만 쉽게 그만두지 못하는 게 사랑이었다 면벽한 채로 나는 기다리고 있다 생각의 갈피를 가다듬고 새로운 잎 돋아나 주기를 너를 만나러 가는 길 참으로 멀다 수원에서 출생 경기여고, 서울대 간호학과졸업 현재 L A 거주
2010.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