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DJ 최동욱님

2011. 7. 12. 13:50음악

 

 영원한 음악의 DJ 최동욱님.

인사동에서 서화전 관람을 마치고 어슬렁 어슬렁 점심을 먹으려고

식당을 찿다가 너무 반가운 이름  최동욱   60~70년대 동아방송 " 3시의 다이얼"

그때 학생한테 얼마나 인기가 있었는지 그 음악 프로에 신청곡을 보내서  뽑히기라도 하면

장원급제 하면 이리 기뻤을까? 할 정도로 인기있던  프로였다.

낮시간이었으면 들어가  봤을수도 있으련만  6시30부터라니

남편들이 있으니 어쩌지도 못하고 아래 식당에서 밥만 먹고   인사 아트센터에서  "2011년 천공을 만나다."

중요무형문화재43인의 시연과 전시를 보았다.

 

 

 

 

                                                      후배의 권유로 밤에 시청자들을 위해 음악을 들려주는  카페

 

 

 

 

 

 최동욱(75)씨는 1964년 9월을 이렇게 기억한다. “라디오방송 PD로 일했는데, 방송 도중 아나운서가 ‘애니멀스(Animals)’의 ‘하우스 오브 더 라이징 선(House of the rising sun)’을 ‘아니말스의 하우스 오브 더 리징 선’이라고 하는 겁니다.” 당시만 해도 모든 방송을 아나운서만이 진행하던 시절. 평소 음악 지식 없이 음악방송을 진행하던 아나운서들에게 불만이 많던 그는 결국 폭발했다. “이런 식으로는 방송 못하겠다고 녹음테이프를 던져버렸어요.”

방송 시작까지 20분도 채 안 남은 상황. 방송국이 발칵 뒤집혀졌다. 윗분이 ‘그럼 어떻게 하자는 소리냐’고 하자 최씨는 “내가 진행하겠다”며 바로 스튜디오로 들어가 생방송 라디오 DJ를 맡았다. 우리나라 최초로 아나운서가 아닌 사람이 라디오방송 DJ 석에 앉은 날이었다.


  • 다소 ‘괴짜스러웠던’ 그 DJ는 47년이 지난 지금도 마이크 앞에 앉아 있다. 인터넷을 통해 외국 팝송과 클래식을 소개하는 ‘라디오 서울 코리아’(www.radioseoulkorea.com) 진행자로서다. 그때 그 시절처럼 ‘나홀로’ PD와 작가 역할까지 도맡고 자비를 들여 서울 서초동 집에 인터넷으로 송출하는 방송 스튜디오까지 만들었다. 1인 제작·진행시스템인 셈이다. 지난 23일 얼굴 주름을 무색하케 능숙한 솜씨로 컴퓨터 등 방송기기들을 다루던 최씨를 만났다.

    “당시 아나운서가 아닌 사람이 라디오 방송을 한 것 자체가 최초였어요. 방송 첫시간에 대본도 없이 (스튜디오에)들어가 진행했는데, 혼자 PD와 아나운서, 작가 역할을 다 했습니다. 남이 써 준 대본을 읽는 사람은 진짜 DJ가 아니죠.” 침실 옆 33㎡(10평)남짓한 스튜디오는 마치 ‘미니 음악 박물관’ 같았다. 진행석 주변을 각종 방송기기와 음악 서적, 음악 CD 1만장이 둘러싸고 있었다. 방송국 라디오 부스를 통째로 옮겨놓은 듯 했다. “전송만 인터넷으로 할 뿐이지 제작과정은 방송국 시스템과 똑같아요.” 방송에 꼭 필요한 기계만 갖춰 놓았다는데, 양질의 방송을 위해 대당 1200만원짜리를 살 때도 망설이지 않았다고.

    최씨가 DJ와 인연을 맺은 건 군 제대 후 팝송 뮤직홀에 드나들면서부터다. “60년대에 뮤직홀이 생겼는데 음악을 틀어주는 사람은 있지만 소개해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그게 아쉬워서 뮤직홀 사장한테 ‘내가 해보겠다’고 제의했죠.” 그렇게 DJ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요즘 ‘세시봉 열풍’의 진원지인 음악 카페 ‘세시봉’이나 ‘카네기’ 등 서울 종로와 충무로 일대 뮤직홀을 거쳐 1963년 동아방송 라디오 PD 1기로 입사했다. “라디오 DJ가 되기 전부터 사실상 뮤직홀에서 DJ 훈련을 한거죠. 외국에서는 전문 DJ가 있는데 우리만 아나운서가 방송하는 게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

    이후 그가 진행했던 ‘탑튠쇼’와 ‘세시의 다이얼’은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특히 세시의 다이얼은 청취율 조사에서 1966∼69년까지 계속 1위를 차지할 정도였다. 최씨는 “사람들이 ‘동아방송’하면 바로 ‘세시의 다이얼’을 떠올렸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 앞으로 배달된 편지나 엽서만 하루 1000통에 달했다고. 
    최동욱씨에게 음악은 ‘삶’ 그 자체다. 1964년 라디오 방송 PD로 일하다 우연히 들어선 DJ의 길. “단 한 명의 청취자가 있더라도 방송을 계속하겠다”는 그는 5년 전부터 사비를 털어 매일 4시간씩 인터넷 생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지차수 선임기자
    라디오 황금기에 최고의 인기를 누리며 1990년까지 방송을 진행하던 그는 미국 로스엔젤레스로 이민을 갔다가 2003년 귀국했다. 2005년 5월부터 라디오서울코리아를 시작해 지금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방송했다. 매일 오전 8시부터 정오까지 4시간동안 생방송을 진행하고, 그날 녹음한 방송은 다음날 방송 전까지 계속 재방송한다. 6년이 지난 지금까지 홈페이지 방문자수는 227만2000명. 요즘은 전 세계에서 하루 평균 5000명 정도가 이 방송을 듣는다고. 하지만 돈벌이와는 거리가 멀다. 방송시작 첫 멘트 자체가 “상업광고 없이 비영리 무보수로 드리는 헌신의 방송, 라디오 서울 코리아입니다”이다. 한달에 전기료만 20만원을 비롯, 150만원 가량인 제작 비용은 과거 모아둔 돈으로 충당하고 있다. 접속자 수가 많으면 많을 수록 서버 호스팅 비용이 늘어 청취자가 늘수록 경제적 부담이 늘어나는 구조다. 하지만 그는 “많이 들으면 좋지만 방송 더 들으라고 상업광고하기도 좀 그렇다”며 웃을 뿐이다. 매일 4시간 진행하는 생방송은 신청곡(1시간), 클래식과 DJ 선곡(각 1시간30분)으로 이뤄진다. 고령에 혼자서 하는 게 고될 법도 하지만 “스스로 택한 의무다. 제대로 된 음악을 준비해서 음악 좋아하는 분들께 제공하는 것은 나의 책무”라고 잘라 말했다. “라디오는 오직 청취자를 위해서만 존재해야 한다”는 철학을 가진 사람 답다. 그래서 진행 원칙도 ‘말은 짧게, 음악은 길게’다. 청취자들한테 좋은 음악을 한곡이라도 더 들려주자는 취지에서다. “음악이 3분 나간다고 하면 그에 대한 멘트는 30초 정도로 제한합니다. 음악에 대한 개인적인 느낌은 말하지 않아요. 청취자들이 듣고 음악을 음미할 수 있게 해줘야지 진행하는 사람이 감동이나 감정을 표출하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스튜디오에 있을 때만은 나이도 잊어버린다. 청취자에 대한 존중감을 한시라도 잃지 않으려는 마음가짐이다.

    그래서 요즘 각 라디오방송의 음악프로그램을 들으면 ‘본질’을 벗어난 것 같아 언짢을 때가 많다. “음악보다는 말과 연예인 신변잡기에 치중해 있는 것 같아요. 청취자를 모든 계층으로 설정하고 방송해야 하고 그런 고민을 많이 해야 하는데 지나치게 젊은 층 위주로만 하는 것 같아요. 기성 라디오 음악 팬들이 라디오를 잊게 되는 이유라고 봅니다.”

    그는 50년 넘게 음악에 파묻혀 살다시피 했어도 여전히 음악 공부에 열심이다. 취미도 CD와 희귀 음악자료 수집이다. 미국에 살 때 골프에 빠진 적도 있지만 시간이 아까워 오래 전에 끊었다. “인터넷에서 따오는 지식은 한계가 있어요. 방송에 필요한 지식은 90% 정도가 책에서 나옵니다. 나를 더 완성시키려면 음악공부를 게을리 할 수 없어요.” 진행자가 늘 발전하는 자세를 보여야 청취자들이 신뢰감을 갖고 음악을 들어준다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새로 나오는 음반은 빼놓지 않고 찾아 듣는다.

    한달 전부터는 라이브카페를 운영하는 한 후배의 제의로 종로에서 직접 청취자들을 만나고 있다. 매일 오후 6시30부터 8시30분까지 두시간 동안 신청곡을 받고, 그 만의 음악쇼를 진행하고 있다. 벌써 입소문이 나서 주로 50∼60대 장년층을 중심으로 많이 찾아온다. “오신 분들이 추억에 젖어 즐거워 하거나 아주머니들이 ‘예전 소녀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며 행복해할 때는 보람을 느껴요. 51년 전에 종로에서 DJ생활을 시작했는데 고향에 다시 돌아간 느낌이랄까요.”

    그는 건강
    이 허락하는 한 계속 방송을 할 생각이다. “한 명의 청취자만 남는다고 해도 방송을 하려고 목소리 관리에도 신경써요. 덕분에 건강도 유지되는 것 같습니다. 하하하.” 평생 청취자들에게 좋은 음악을 들려주려고 정작 자신의 감정과 취향을 억누르고 살아온 DJ 최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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