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5. 25. 10:55ㆍ전시회
신촌 세브란스병원 내에는 환자나 보호자, 방문객을 위한 배려로 전시실이 있다.
큰 전시실은 아니지만 병원을 가는 날이면 들러보게 된다. 별로 찾는 사람은 없는 듯 싶어도 ..
나무를 심어 놓은 휴계실도 있어 병원이라 해도 휴식을 취할 수 있어 좋다.
'홀마크 프로젝트' (1348 × 80㎝)
40대 중반 나이가 된 중견 작가 정소연(44) 이야기다. 그는 세살 때부터 '미술 신동' 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자연스럽게 서울 예원예중과 예고를 나와 이대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한때 '이대에서 가장 그림을 잘 그린다는 학생'으로 통했다. 그리기에는 자신이 있던 그였다.
그러던 그가 대학원 졸업 후 미디어 아트의 매력에 빠져 붓을 놓았다.
그러다 다시 2~3년 전에야 붓을 잡았다.
"팔리지 않는 미디어 아트 작업을 하면서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다시 원점에 돌아오니 마음이 편합니다.
그림 그리는 것이 자전거 타기와 비슷해요. 그리는 걸 잊지 않았나 싶었는데 속도는 느리지만 몸이 기억하더군요."
그가 첫 회화 개인전에 선보이는 주제는 '홀마크 프로젝트(The Hallmark Project)'다.
생일과 결혼 기념일, 크리스마스 카드로 유명한 홀마크 카드에서 이미지를 차용해 꿈과 현실의 경계를 더듬는다.
작가는 어린시절 유복하게 자랐다.
자주 놀러가던 외가가 한남동 대사관저로 쓰였던 주택이어서 어려서부터
서양식 꽃과 나무로 꾸며진 정원 풍경을 접했다.
잊고 있던 그 풍경이 3~4년 전 뉴욕에 머물면서 다시 되살아났고 회화로 표현하고 싶다는 열망에 이르렀다.
"우리가 '크리스마스'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는 사실 카드의 정형화된 이미지잖아요.
회화 작품을 통해 무엇이 현실이고 꿈인가 하는 호접몽 주제를 표현하고 싶었어요."
정소연은 다 장르의 작가라 불리며 여러 가지 새로운 흐름에 동참해 왔다.
회화, 입체, 설치, 비디오, 뉴미디어 미술 들을 섭렵하며 사회와 미술계의 변화에 대한 끈을 놓지 않는 태생적인 성실함을 보여주는 작가이다. 정소연은 동시대 사회의 대중문화와 일상, 제도적 모순과 단면들을 주제에 적합한 매체의 성격과 표현 방식을 탐구함으로써 주제를 부활시키고 담론 안에서 소화하여 작품을 제시하는 방법을 견지해왔다.
정소연의 회화 작업은 “아름답게 포장된 것들의 이면”을 보여주는 작업으로 꿈과 현실, 주입된 이미지와 실재 사이의 관계를 다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