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은님의 추모전

2023. 5. 19. 16:52전시회

 

 

지난 해 작고한 노은님 화가의 추모전 <내 짐은 내 날개다> 가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5월 28일까지 열리고 있다.

전시명은 작가가 2004년 발표한 동명의 그림 에세이 제목이다. 노은님은 예술가로서 자유를 얻기까지 현실적,

내면적으로 겪었던 고통, 곧 ‘짐’이 결국은 ‘날개’가 되어 스스로를 흐르는 물이나 공기처럼 가볍고

자유롭게 만든다고 책에서 서술했다.

 

 

 

 

 

 

독일을 기반으로 활동해온 서양화가 노은님이 18일 독일에서 암 투병 중 별세했다. 향년 76세.

 1946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난 작가는 1970년 독일로 이주해 함부르크의 항구 병원에서 간호보조원으로 일했다.

감기에 걸려 출근을 하지 못하던 그의 집을 병원 간호장이 방문했고 우연히 그가 그린 그림을 보게 되면서 1972년 병원 회의실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이를 계기로 27세 때인 1973년 함부르크 국립조형예술대에 진학해 미술을 배우기 시작했고 1979년 대학 졸업 후

전업 화가로 활동했다.

 1990년에는 모교 교수로 임용돼 2010년까지 20년간 학생을 가르쳤다.

 프랑스 중학교 문학 교과서에 작품이 수록됐고 2019년 11월에는 독일 헤센주 미헬슈타트에 그의 영구

전시실이 만들어졌다.

 작가는 유화와 한지에 그린 흑백 아크릴화, 설치미술, 스테인드글라스에 이르기까지 매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작업을 해왔다. 함부르크 알토나 성 요하니스 교회에 그의 스테인글라스 작품이 있다. 국내에도 강원 오크밸리교회 스테인드글라스 등이 그의 작업이다.


 

 

 

                                                                                      생명의 시작

 

 어느날 나는 갑자기 긴 악몽에서 깨어났다.

고통과 두려움에서 깨어났다.

 

이때 난 무한한 사랑과 힘을 느낀다.

난 예술의 품에 안긴 어린아이였다.

그때부터 단 하나의 구제된 인간이고 화가이다.

 

 

 

해질 무렵의 동물’(1986). 프랑스 중학교 문학 교과서에 소개된 '해질 무렵의 동물'의

검은 동물은 작가 자신이라고 합니다.

1990년 이 그림을 처음 보고 매료된 프랑스 관계자들에 의해 실존주의 문학 거장인

카프카의 소설 ‘변신’과 함께 교과서에 수록됐다고 합니다.

 

나무가 된 사슴         2019​

내 고향은 예술이다.

나는 그 속에서 바삐 뛰고 편안히 쉴 수 있다.

그는 나를 이대로 편하게 받아들인다.

 

 

 

"오직 무의식과 직관으로 작업한다. 종이와 붓을 놓고 이빨 닦듯이 그린다. 그림 작업은 낚시와 비슷해서 붓을 잡아도 뭐가 나올지 잘 모른다. 낚시꾼이 어느 때는 물고기를 한 마리도 못 잡고, 어느 날은 많이 잡는 것처럼."

억지로 세상을 비틀지 않고 자연과 생명에 집중해온 그의 작품은 독일을 비롯한 유럽 화단의 인정을 받았다.

 

 

빨간 구름, 1987
무제 1998

 

                                                                        하얀눈의 황소    1986

 

 

사랑항는 사람들 , 2017
걸음마,&nbsp; &nbsp; 2015

                                                                         다섯잎의 물고기             2019

 

찾아온 손님&nbsp; &nbsp;2017
물고기&nbsp; &nbsp; 2000

                                                                                 꿈꾸는 소녀

 

 

‘날개’와 ‘자유’에 대한 깨달음을 얻었던 1990년대 말 2000년대 초반 시기의 작품 <무제>(1998)는 수레바퀴가 연상되는 검은 도형 위에 붉은색 물감으로 손바닥을 돌아가며 찍어낸 강렬한 인상의 작품이다. 당시 작가의 머릿속을 지배했던

생과 죽음, 자연의 섭리에 대한 고뇌를 엿볼 수 있다.

“나는 그림 속에서 세상의 많은 것들을 깨달았고, 내가 큰 대자연 앞에서 아무것도 아닌 작은 모래알 같은 존재임을 알았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상대적이다. 있는 것, 없는 것, 사는 것, 죽는 것 모두 마찬가지다.” - 노은님.

 

 

 

나는 아름다운 자연을 볼 수 있는 

두눈이 있고 

마음대로 무엇이든 만질 수 있는 

두 손이 있으며 

가고 싶은 곳에 데려다 주는

두 발이 있고 

그 모든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마음이 있음에 감사드린다.

                               노은님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모든것 다 내려 놓고 감사하며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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