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023. 9. 3. 17:34기억하고 싶은 시

 

 

 

 

 

 

 

 

가을이 오면
그대 기다리는 일상을 접어야겠네
가을역 투명한 햇살 속에서
잘디잔 이파리마다
황금빛 몸살을 앓는
탱자나무 울타리
기다림은
사랑보다 더 깊은 아픔으로
밀러드나니
그대 이름 지우고
종일토록 내 마음
눈시린 하늘 저 멀리
가벼운 새털구름 한 자락으로나
걸어두겠네.

 

 

 

 

멀리서 빈다

나태주

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너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쉬고 있는

나 한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9월의 기도​ / 이해인

​​저 찬란한 태양 마음의 문을 열어

온몸으로 빛을 느끼게 하소서

우울한 마음 어두운 마음

모두 지워버리고가벼운 마음으로

9월의 길을 나서게 하소서

꽃길을 거닐고 높고 푸르른 하늘을

바라다 보면 자유롭게 비상하는

꿈이 있게 하소서

꿈을 말하고 꿈을 쓰고

꿈을 노래하고 꿈을 춤추게 하소서

이 가을에 떠나지 말게 하시고

이 가을에 사랑이 더

깊어지게 하소서

 

 

'기억하고 싶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해를 보내며..  (44) 2023.12.31
이육사 / 황혼  (32) 2023.12.03
죽은이 나에게 찾아오는 날은  (17) 2023.08.15
평생 마음으로 만나고 싶은 한사람  (53) 2023.05.26
장미를 보려고.  (24) 2023.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