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둑에서
2012. 1. 24. 15:19ㆍ기억하고 싶은 시
강둑에서
- 최재욱 -
산다는 것은 때로
달빛처럼 흐느끼는 일이다
조용히 흐느끼며 강물처럼
아무도 듣지 못하는 소리로
참회하는 일이다
강둑에 와 닿아 슬피 기대는 물결처럼
홀로 일 수 없는 날들은 강 밑에 닿아
모래를 밀고, 돌들을 밀며 저토록 멀리
숨어서 떠나가고 있다
막무가내, 그냥 흘러가면 닿는 우리들이 영혼
헛걸음이었더라도 한번 디뎌본 길이 있다면
어둠에 묻힌 언덕이더라도 누군가를
기다려 본 적이 있다면
후회할 일도 아니다
마냥 잊어야 할 일도 아니다
산다는 것은,
그냥 웃으며 가던 길을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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