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천산에 살라네 / 김용택

2016. 6. 13. 15:00기억하고 싶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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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때동나무꽃 -


                                  


유월이 오면

강천산(으로 때동나무 꽃 보러 갈라네

 

때동나무 하얀 꽃들이

작은 초롱불처럼 불을 밝히면

환한 때동나무 아래 나는 들라네

 

강천산으로 때동나무 꽃 보러 가면

산딸나무 꽃도 있다네


  

          


아, 푸르른 잎사귀들이여

그 푸르른 잎사귀 위에

층층이 별처럼 얹혀

세상에 귀를 기울인 꽃잎들이여

강천산에 진달래꽃 때문에 봄이 옳더니

강천산에 산딸나무 산딸꽃 때문에

강천산 유월이 옳다네

 

바위 사이를 돌아

흰 자갈 위로 흐르는 물위에

하얀 꽃잎처럼 떠서

나도 이 세상에 귀를 열 수 있다면

눈을 뜰 수 있다면

이 세상 짐을 다 짊어지고

나 혼자라도 나는 강천산에 들라네



       



이 세상이 다 그르더라도

이 세상이 다 옳은 강천산

때동나무 꽃 아래 가만가만 들어서서

도랑물 건너 산딸나무 꽃을 볼라네

 

꽃잎이 가만가만 물위에 떨어져서

세상으로 제 얼굴을 찾아가는 강천산에

나는 들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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