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시 / 이외수

2019. 11. 18. 17:25기억하고 싶은 시






11월의 시



                이외수


세상은 저물어

길을 지운다.


나무들 한 겹씩

마음을 비우고


초연히 겨울로 떠나는 모습

독약 같은 사랑도 문을 닫는다.


인간사 모두가 고해이거늘

바람도 어디로 가자고

내 등을 떠미는가




상처 깊은 눈물도 은혜로운데

아직도 지울 수 없는 이름들...


서쪽 하늘에 걸려

젖은 별빛으로

흔들리는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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