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포도

2022. 7. 15. 11:50기억하고 싶은 시

 

 

 

이육사(李陸史, 1904 ~ 1944)

시인 · 독립운동가. 경북 안동 출생. 본명은 원록(源綠). 육사라는 이름은 형무소 수인 번호 264에서 따온 것이다. 1933년 ‘황혼’으로 등단하여 1937년 “자오선” 동인으로 잠시 활약했다. 상징적이면서도 서정이 풍부한 시풍으로 일제 강점기 민족의 비극과 저항 의지를 노래하였다. 대표작으로 ‘절정’, ‘광야’, ‘꽃’, ‘청포도’ 등이 있으며, 유고 시집으로 “육사 시집”(1946)이 있다. < 다음 백과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 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 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인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을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 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중년의 가슴에 7월이 오면 / 이채

 

탓하지 마라

바람이 있기에 꽃이 피고

꽃이 져야 열매가 있거늘

떨어진 꽃잎 주워들고 울지 마라

 

저 숲, 저 푸른 숲에 고요히 앉은

한 마리 새야, 부디 울지 마라

인생이란 희극도 비극도 아닌 것을......

산다는 건 그 어떤 이유도 없음이야

 

세상이 내게 들려준 이야기는

부와 명예일지 몰라도

세월이 내게 물려준 유산은

정직과 감사였다네

 

불지 않으면 바람이 아니고

늙지 않으면 사람이 아니고

가지 않으면 세월이 아니지

 

세상엔 그 어떤 것도 무한하지 않아

아득한 구름 속으로

아득히 흘러간 내 젊은 한때도

그저 통속하는 세월의 한 장면일 뿐이지

 

그대,

초월이라는 말을 아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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