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시

2022. 8. 6. 11:10기억하고 싶은 시

 

 

 

 

 

 

이외수

 

여름이 문을 닫을 때까지

나는 바다에 가지 못했다

흐린 날에는 홀로 목로주점에 앉아

비를 기다리며 술을 마셨다

막상 바다로 간다 해도

나는 아직 바다의 잠언을 알아듣지 못한다

바다는 허무의 무덤이다

진실은 아름답지만

왜 언제나 해명되지 않은 채로

상처를 남기는지

바다는 말해주지 않는다

빌어먹을 낭만이여

한 잔의 술이 한 잔의 하늘이 되는 줄을

나는 몰랐다

젊은 날에는

가끔씩 술잔 속에 파도가 일어서고

나는 어두운 골목

똥물까지 토한 채 잠이 들었다

소문으로만 출렁거리는 바다 곁에서

이따금 술에 취하면

담벼락에 어른거린 던 나무들의 그림자

나무들의 그림자를 부여잡고

나는 울었다

그러나 이제는 어리석다

사랑은 바다에 가도 만날 수 없고

거리를 방황해도 만날 수 없다

단지 고개를 돌리면

아우성치며 달려드는 시간의 발굽 소리

나는 왜 아직도

세속을 떠나지 못했을까

흐린 날에는 목로주점에 앉아

비를 기다리며 술을 마셨다

인생은 비어 있으므로

더욱 아름다워지는 줄도 모르면서..

 

8얼에 꿈꾸는 사랑

 

                                       이채

 

 

여름 하늘은 알 수 없어라

지나는 소나기를 피할 길 없어

거리의 비가 되었을 때

그 하나의 우산이 간절할 때가 있지.

 

여름해는 길이도 길어라

종일 걸어도

저녁이 멀기만 할때

그 하나의 그늘이 그리울 때가 있지

 

날은 덥고 

이 하루가 버거울때

이미 강을 건너

산처럼 사는 사람이 부러울 때도 있지

 

그렇다 해도

울지 않는다

결코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오늘은 고달파도

웃을 수 있는 건

내일의 열매를 기억하기 때문이지

 

 

                             

 

 

 

 

 

8월의 소망 -시인 오광수  
 
한줄기 시원한 소나기가 반가운 8월엔
소나기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만나면 그렇게 반가운 얼굴이 되고
만나면 시원한 대화에 흠뻑 젖어버리는
우리의 모습이면 얼마나 좋으랴?  
 
푸름이 하늘까지 차고 넘치는 8월에
호젓이 붉은 나무 백일홍 밑에 누우면
바람이 와서 나를 간지럽게 하는가
아님 꽃잎으로 다가온 여인의 향기인가
붉은 입술의 키스는 얼마나 달콤하랴?  
 
8월엔 꿈이어도 좋다.
아리온의 하프소리를 듣고 찾아온 돌고래같이
그리워 부르는 노래를 듣고
보고픈 그 님이 백조를 타고
먼먼 밤하늘을 가로질러 찾아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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