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는 내리는데..
2022. 12. 6. 17:27ㆍ기억하고 싶은 시
당신의 외투
김인수
비가 내리면
내 마음은
창밖을 향합니다.
처마 밑에서 떨고 있을
당신이 보입니다.
비가 내리면
문을 반쯤 열어 놓고
당신을 맞이할
따듯한 차를 준비합니다.
창문 두드리는 빗방울 소리
당신 목소리 같습니다.
비가 내리면
내 마음은 조급해집니다.
두툼한 당신 외투 챙기고
내 영혼의 등불 밝히면서
당신이 돌아오실
동네 어귀에 나갑니다.
비가 내리는 지금
당신은 어느 곳에 잠 드셨는지
당신을 기다리는 외투를
입지 않으시네요.
온기 빠진 당신의 외투는
장승 위에 걸쳐 흐날리고
당신 빈 자리에는
빗물만 고이네요.
김인수 시인은 < 160회 월간문학 신인작품상 > 에서
"부서진 라일락"이라는 작품으로 시 부문에 당선되어 등단했다.
그는 현재 AMG KOREA 대표이사 <경영학 박사 >와 유한양행
OB모임 유우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