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처럼 아름다운 당신을 사랑합니다

2022. 9. 27. 15:28기억하고 싶은 시

 

 

 

 

 

[가을처럼 아름다운 당신을 사랑합니다]

-이채-

당신의 가을숲은 고요하지만

고요함 속에서도 들려오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살아간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은

높아지는 것이 아니고 낮아지는 것임을

채우는 것이 아니고 비우는 것임을

비우지 못하여 무겁기만 한 욕심이

한낱 부질없는 가벼운 낙엽 한 장이었음을

오늘의 행복을 위하여

어제의 숲을 내일까지 가꾸어야 한다는 것을

푸른 나뭇잎의 작은 흔들림이

여름숲의 가슴을 식혀주듯이

때를 알고 떠나는

얇은 잎새들의 보이지 않는 눈물이 흐르듯이

나무마다 빨갛게 매달린 열매가

저마다 쓴 인내의 시간들이 있었음을

당신의 침묵은 변함없지만

그 침묵 속에서도 많은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그러나 건조하지 않은 서정의 당신

새들의 낭만을 노래할 줄 알고

바람의 멋을 즐길 줄 알고

물의 맛이 어떤 것인지 진실로 아는 당신

이제 당신의 열정이 타오르듯 익어갈 때

진지한 삶에 대한 오랜 침묵과 인내가

깊은 깨달음으로 다가오는

가을처럼 아름다운 당신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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