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에서

2010. 11. 9. 13:03기억하고 싶은 시

 

 

 

 

 

 

 

 


-  길 위에서  -

                                                       이정하

 

 


길 위에 서면 나는 서러웠다.

갈 수도 안 갈수도 없는 길었으므로

돌아가자니 너무 많이 걸어 왔고

계속 가자니 끝이 보이지 않아

너무 막막했다.

 


허무와 슬픔이라는 장애물

나는 그것들과 싸우며 길을 간다

그대라는 이정표

나는 더듬거리며 길을 간다.

 


그대여 ,  너는 왜 저만치 멀리서 있는가

왜 손 한번 따스하게 잡아주지 않는가

길을 간다는 것은

확신도 없이

 혼자서 길을 간다는 것은

늘 쓸쓸하고도 눈물겨운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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