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와 마주 앉아 따듯한 차 한 잔
2010. 11. 20. 23:06ㆍ기억하고 싶은 시
- 이정하 -
조용히 내려와 곱게 흩어지는 햇살들이
무척이나 아름다운 아침입니다.
이러한 날이면 내 마음은 한 자리에 못있지요.
하지만 어디가 떠나고 싶은 욕구만큼이나
내게 부여된 책임이 있어 나는 어쩔 수 없이
내가 있는 자리에 주저 앉고 맙니다.
지금쯤 그대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혹, 아침 커피를 한 잔 하면서 저 찬란하게 부서지는
아침 햇살을 감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나는 오늘 아침 햇살을 바라보며
그 조용한 반짝임이
꼭 그대의 편지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보잘 것 없는 나의 글이 힘이 된다니
그 말만으로도 얼마나 고마운지요.
사실은 그대의 편지가 도리어
저 고운 햇살처럼 나를 눈부시게 하는데
오늘 같은 날이면 다른것 모두 접어 두고서
그대와 마주 앉아
따듯한 차 한 잔 마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