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 17. 20:34ㆍ그림
질 에스노 프랑스 아르장퇴유
패널에 유채
100 x 75 cm
질 에스노(Gilles Esnault)는 프랑스의 극사실주의 화가이다. 그는 미국에서 유래한 극사실주의 화풍을 가지고 있으며 대부분 거리의 모습을 그림으로써 사실적으로 표현한다. 그의 그림들은 19세기 러시아 사실주의 화가들의 화풍과도 닮아있다. 극사실주의라는 기법을 맨 처음 사용했던 화가는 미국의 포토리얼리스트 화가 데니스 피터슨이었다. 극사실주의 화가들과 포토리얼리즘 화가들은 사진같은 그림을 창조하기 위해 노력한다.
질 에스노 에프트 강
캔버스에 유채
119 x 73 cm
일부 극사실주의 화가들은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사진을 먼저 찍은 후 사진의 이미지를 닮게 그리려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그림을 그리면서 화자에게 감동을 전달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극사실주의 화가들은 그저 사진과 똑같은 모습을 지니고 있는 그림을 표현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 그림들 속에는 감동이 없다. 어떠한 화가의 주관적인 생각도 없다. 그저 사물이 지니고 있는 객관적인 모습을 마치 사진처럼 그림으로써 표현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모습들이 사진이 아닌 그림이기 때문에 이 사실적인 그림들은 화자에게 무척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질 에스노 푸른 거리
패널에 유채
60 x 40 cm
극사실주의 그림들은 정밀하며 객관적이며 기계적이다. 이 그림들은 그림이 아닌 영화의 필름같다. 이 그림들은 화자에게 현실에 대한 묘한 착각을 일으키게 만들기 때문에 매력적이다. 그림이 현실에 대해서 설득력있게 묘사할때 그림은 오히려 초현실주의 같은 맛을 풍긴다. 그림속에 나타난 빛의 명암과 그림자들은 오히려 사진보다 더 현실적이기 때문에 그림이 지닌 새로운 감동을 느끼게 해준다.
질 에스노 파리에서의 한 순간
캔버스에 유채
195 x 130 cm
극사실주의 그림들은 프랑스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의 철학에 기반한다. 극사실주의는 화자를 설득하는 착각을 일으키게 만드는 존재하지 않는 현실을 창조한다. 그 그림들은 디지털 사진에 다름없다. 주로 포토리얼리즘은 아날로그 사진으로부터 이미지를 창조하고, 극사실주의는 디지털 사진으로부터 이미지를 창조한다. 극사실주의 화가들이 추구하는 또 하나의 목적이 있다면 이 사실적인 그림들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장면으로 보이게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이 그림들은 현실속에 존재하지 않는 장면처럼 보이려는 목적에 의해 탄생되었기 때문에 초현실주의 그림들과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질 에스노 베르, 블루, 오렌지
캔버스에 유채
27 x 41 cm
극사실주의 화가들은 그들의 그림을 초현실주의처럼 현실속에 존재하지 않는 그림처럼 보이게 만들기 위해서 그들의 그림에 그림만이 가질 수 있는 미묘한 변화를 준다. 그 변화는 화자의 눈으로 발견할 수 없으나 그림 전체로 보면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화자는 그림을 보는 순간 이 그림들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그림들이 아닌 꿈의 세계에 존재하는 그림처럼 느끼게 된다.
질 에스노 유리공의 비애
캔버스에 유채
40 x 40 cm
극사실주의 그림의 화풍은 주로 1960년대와 1970년대에 시작되었으며 이탈리아 소설가 움베르트 에코와 프랑스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의 사상에 영향을 받았다. 그것은 마치 유리잔을 통해 세상속을 바라보는 것과 같다. 현실속에 분명히 존재하는 가상의 세계, 그런데 그 세상은 이 세상속에 존재하는 것인지 존재하지 않는 것인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분명히 그 가상의 세계를 바라볼 수 있다. 그런면에서 극사실주의는 분명 초현실주의와 같은 면을 가지고 있다.
질 에스노 키프로스의 의자
패널에 유채
40 x 60 cm
이 그림이 그림이라는 사실을 모른다면 이 그림이 그림이라는 판단을 할 수 있을까? 확실히 사진과는 무언가 다른점이 있다. 이 그림들은 현실과 꿈의 경계선을 무너트린다. 그림과 같은 사진이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무너트리듯이 이러한 사진과 같은 극사실주의 그림들도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무너트린다. 이러한 예술적 기조는 21세기 예술의 흐름이다. 현실과 꿈의 경계선을 무너트리는 것, 그것이 초현실주의와 극사실주의의 목적이다. 역설적이지만 객관적으로 사실을 묘사한 극사실주의 그림이 초현실주의처럼 꿈이나 가상으로 화자에게 다가온다는 의미는 현실을 사용하여 그 현실속에 스며있는 가상의 세계를 교묘히 무의식의 세계에 호소하며 보여준다는 것이다.
밀레 와인들과 치즈들
9 x 12 in
이 그림은 현대의 극사실주의 화가들의 그림이 아닌 거장 밀레의 정물화이다. 밀레의 이 정물화는 현실적으로 그려져 있어서 현대의 극사실주의 화가들의 그림같은 맛을 느끼게 해준다. 이러한 사실같은 그림이 우리에게 매력을 주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 그 이유는 현실을 사용해서 가상을 교묘히 위장시켜 보여주기 때문이다. 우리가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현실인가 꿈인가? 우선 그 장면들은 꿈이 아닌 현실이라고 말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극사실주의 그림들은 현실인가 꿈인가? 분명 그 장면들은 그림속에 칠해져 있는 물감이 만들어낸 색채의 구성이기 때문에 분명 그 그림들은 꿈의 세계이다. 하지만 그 가상의 세계는 현실을 보는 것같은 느낌을 준다. 극사실주의 그림들은 현실과 꿈의 세계의 경계선을 무너트린다. 극사실주의 그림들은 마치 사진의 접사처럼 평범한 사물을 확대시켜 보여줌으로써 평범한 사물을 비범하게 보이도록 만든다. 이 예술가들, 초현실주의 화가들이나 극사실주의 화가들은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장면을 그들의 그림으로써 볼 수 있도록 만든다. 그들은 평범한 장면을 비범한 장면으로 만든다. 시각은 사물의 모습을 기호로 인식하여 머릿속에 기억한다. 그 기호들의 인식은 이 현실같은 그림을 보는 순간 새로운 감동을 느끼며 독특한 느낌을 가지게 된다. 예술가들은 그 기호를 새롭게 창조시킴으로써 그림이나 사진을 보는 사람에게 독특한 감성을 느끼게 만들 수 있다. 그들은 현실과 꿈의 경계선을 무너트린다. 그들은 마법처럼 현실에 꿈의 생명력을 채색하고 불어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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