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도 걸어도

2018. 5. 14. 22:14영화, 연극






걸어도 걸어도》 (歩いても 歩いても 아루이테모 아루이테모[*])는

2008년에 개봉된 영화 .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일본 영화이다. 장남의 제삿날에 모인 가족의 하루를 그린 영화이다.

15년 전에 죽은 형의 제삿날, 료타는 가족과 함께 고향에 내려간다.

아들 하나를 둔 미망인과 결혼하여..



그 해 여름,
엄마의 비밀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해 여름, 우리는 조금씩 어긋나 있었습니다…

햇볕이 따갑던 어느 여름 날, 바다에 놀러 간 준페이는 물에 빠진 어린 소년 요시오를 구하기 위해 바다에 뛰어 든다.

그로부터 10여 년 후. 각자 가정을 꾸린 준페이의 동생들 료타와 지나미는 매년 여름 가족들과 함께 고향집으로 향한다.

다시 올 수 없는 단 한 사람, 준페이를 기리기 위해… 그리고 그 자리에 초대받는 또 한 사람, 요시오 역시 매년 준페이의 집을 방문한다.

그 해 여름 역시 준페이의 기일을 맞아 모인 가족들로 왁자지껄한 하루가 흘러갈 무렵… 요시오, 그만 와도 되지 않아요?

차남 료타는 어머니에게 이제 그만 요시오를 놓아줘도 되지 않냐는 말을 넌지시 건네고,

엄마는 그런 료타의 질문에 지난 10여 년간 숨겨왔던 진심을 쏟아내는데 요시오를 죽은 아들의 제삿날에 부르는 것은

준페이가  요시오 때문에 죽었다는 죄책감을 그날만이라도 느껴야 된다는 엄마의 마음이었다는걸.






모든 부모는 자식에 대해 일정한 기대치를 품는다.

그러나 자식은 성장할수록 부모의 의지나 생각과는 전혀 다른 방향의 인생을 살아가기도 한다.

그로 인해 생겨난 부모와의 소통 부재와 갈등의 고리는 점점 깊어져만 간다.

< 걸어도 걸어도>의 주인공들 역시 부모의 욕심을 제대로 채워주는 자식 하나 없다.

부모의 뜻대로 자라던 큰 아들은 사고로 죽고, 그 때문에 더욱 의사가 되었으면 했던 둘째 아들은 전남편과 사별해 아들까지 둔 여자와

결혼하고, 유일한 딸은 자신 것만 챙기기에 바쁘다. 자식들 역시 부모님이 예전만큼 편하지 않다.

가족과 어울리지 못하고 체면만 중시하는 아버지, 온화해 보이지만 자식들과 관련된 일이라면 이기적으로 변하는 엄마의 모습은

낯설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언제부터인가 생긴 가족들 간의 틈새는 그렇게 매년 조금씩 벌어져 왔다.

소통의 부재에서 오는 가족간의 관계에는 틈이 생기고, 그 틈 사이에 비밀과 거짓말, 오해와 진실이 섞이게 된다.

옛날 추억을 이야기하면서 료타가 했던 말을 준페이가 했다고 잘못 기억하고 있는 부모님,

의사가 되기를 바랬던 아버지의 기대를 배반하며 미술 복원사가 되었기에 더욱 현재 무직인 상태를 밝힐 수 없는 료타,

엄마의 애창곡이 다름 아닌 아버지가 바람난 상대에게 불러주던 애절한 노래였다는 사실, 가족과 어울리고 싶어하지만

그 마음을 솔직히 표현할 줄 모르는 아버지, 밖에서 놀다 들어와 어디 갔다 왔냐는 물음에 비밀이라고 말하는 어린 손주들까지.

이렇듯 누구에게나 쉽게 말 못할 비밀을 한 가지씩 간직한 채 살아온 가족들은

그 해 여름, 조금씩 변한 모습을 들춰낸다. 그리고 각자의 입장과 위치에서 서로 간의 모습을 바라보고,

(이해까지는 아니더라도) 받아들이게 된다.




Tip. 누구나 몰래 듣는 노래 하나쯤은 가슴 속에 품고 있다.

‘토시코 요코하마’의 [블루 라이트 요코하마]

- 료타가 아직 아기였던 시절, 남편의 바람을 이미 눈치채고 있던 토시코는 늦은 밤까지 집에 들어오지 않던 남편을 찾아 나선다.

애써 찾아낸 그곳에서 자신이 아닌 다른 여인에게 [블루 라이트 요코하마]를 불러주던 남편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토시코는 문 밖에서 남편을 불러보지도 못한 채 발걸음을 돌린다. 그리고 혼자 집으로 돌아오던 길,

레코드 가게에 들러 [블로 라이트 요코하마]가 담긴 LP판을 하나 산다.

그렇게 토시코의 마음에 애증으로 남은 노래, [블루 라이트 요코하마]는 오랜 세월 그녀의 가슴 절절한 18번이 된다.

街の灯りが とてもきれいね 거리의 불빛이 너무나도 아름다워
ヨコハマ ブルーライト・ヨコハマ 요코하마 블루 라이트 요코하마
あなたとふたり 幸せよ 당신과 둘이서 행복해요
いつものように 愛の言葉を 언제나처럼 사랑의 이야기를
ヨコハマ ブルーライト・ヨコハマ 요코하마 블루 라이트 요코하마
私にください あなたから 내게 주세요. 당신에게서
歩いても歩いても 小舟のように 걸어도 걸어도 작은 배처럼
私はゆれて ゆれてあなたの胸の中 나는 흔들리고 흔들려서 당신 품 안에
足音だけが ついて来るのよ 발자국 소리만 따라 오네요
ヨコハマ ブルーライト・ヨコハマ 요코하마 블루 라이트 요코하마
やさしいくちづけ もう一度 부드러운 입맞춤 다시 한번
歩いても歩いても 小舟のように 걸어도 걸어도 작은 배처럼
私はゆれて ゆれてあなたの胸の中 나는 흔들리고 흔들려서 당신 품 안에
あなたの好きな タバコの香り 당신이 좋아하는 담배 향기
ヨコハマ ブルーライト・ヨコハマ 요코하마 블루 라이트 요코하마
二人の世界 いつまでも 둘 만의 세계 언제까지나

*[블루 라이트 요코하마]는 1960-70년대를 풍미했던 일본의 전설적인 가수, 이시다 아유미 Ishida Ayumi의 곡이다.  

1968년 12월에 발매되어 오리콘 챠트에 9주 연속 1위를 차지, 100만 매 이상의 앨범 판매고를 넘기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곡으로, 1970년대부터 80년대 전반에 걸쳐 한국에 가장 알려진 일본 노래이기도 하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모친께서 돌아가신 이후 ‘가족 이야기’를 영화화 하기로 결심한 지 한달 만에 시나리오를 완성,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선다. <걸어도 걸어도>는 감독 자신의 어머니에 대한 회상과 그리움으로 만든 영화이기에, 본인 어머니의 성격과 말투를 토대로 주인공 어머니 역을 만들었다. 그리고 대사의 대부분 역시 실제 고레에다 어린 시절 어머니께서 만들어 주시던 요리가 그대로 영화 속에 차용되기도 했다. 이렇게 <걸어도 걸어도>는 슬픔이 아닌 어머니와 다시 웃길 원했던 고레에다 식 인생 레시피가 담긴 영화로 완성되었다.
히로카즈 감독의 어머니께서 늘 자신에게 하시던 말들이 고스란히 담겨있으며,


그 하루의 일상이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이며 영화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어

더 빠져들게 했던 영화였다.  CineF 에서 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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