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형도

2021. 9. 18. 15:13기억하고 싶은 시

 

기형도  꽃
 

영혼이 타오르는 날이면
가슴 앓는 그대 정원에서
그대의
온 밤내 뜨겁게 토해내는 피가 되어
꽃으로 설 것이다 
 
그대라면
내 허리를 잘리어도 좋으리 
 
짙은 입김으로
그대 가슴을 깁고 
 
바람 부는 곳으로 머리를 두면
선 채로 잠이 들어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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