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풀꽃

2022. 9. 22. 15:26기억하고 싶은 시

 

내가 어떠했는지, 어떻게 살았는지 아는가.

절망이 무엇인지 안다면 당신은

분명 겨울의 의미를 이해하리라.

 

나 자신이 살아남으리라고

기대하지 않았었다,

대지가 나를 내리눌렀기에.

 

내가 다시 깨어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었다.

 

축축한 흙 속에서 내 몸이

다시 반응하는 걸 느끼리라고는.

 

그토록 긴 시간이 흐른 후에

가장 이른 봄의

차가운 빛 속에서

다시 자신을 여는 법을

기억해 내면서.

 

나는 지금 두려운가, 그렇다. 하지만

다른 꽃들 사이에서 다시

외친다.

'좋아, 기쁨에 모험을 걸자.'

 

새로운 세상의 살을 에는 바람 속에서.

 

 

루이스 글릭 Louise Gluck

(미국, 1943― ) 2020년 노벨문학상

 

「루이스 글릭(Louise E Gluck) 1943년 생.

미국의 시인이며 수필가로 예일대 영문학과 교수. 1968년 시집 ‘맏이(Firstborn)'를 필두로 2014년 12번 째의 시집 '독실하고 고결한 밤(Faithful and Virtuous Night)'을 출간했다.

 

전미 비평가상(1985)을 비롯해 퓰리처상, 전미 도서상(2014)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수상경력이 다.

 

스웨덴의 한림원 [그녀의  세계가 '간결하고 아름다운 명확한 시적 언어로 개인적인 실체를 보편적인 것으로 만든다](her unmistakable poetic voice that with austere beauty makes individual existence universal.) 평과 함께 2020년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유럽이 원산지인 눈풀꽃(Snowdrops)은 우리에게 다소 생소한 수선화과 알뿌리 식물의 이름이다.

시인은  꽃의 개화과정을 자신의 삶의 경험과 매치시켜 서술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인간의 삶의 고난과 역경을 치유와 포용으로 극복하려는 긍정적인 인식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삶의 본질에 대한 인간의 끊임 없는 질문이  시대의 문명과 문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 시는 시대의 아픈 현상을 긍정적인 가치관으로 치유하기를 바라는 메시지가 담긴 시라고 생각된다.(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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