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보내며..

2024. 3. 11. 11:38기억하고 싶은 시

 

 

 

 

 

 

                   -나태주  -

 

 

빛깔과 내음과 소리로만 

떠돌던 그대의 추억 

밤 사이 땅 위에 내려와

머물렀습니다.

새하얀 그대의 속살.

 

 

 

 

 

 

겨울나무
                             - 이정하 -

그대가 어느 모습
어느 이름으로 내 곁을 스쳐 지나갔어도
그대의 여운은 아직도 내 가슴에
여울되어 어지럽다

따라 나서지 않은 것이
꼭 내 얼어붙은 발 때문만은 아니었으나
안으로 그리움 삭일 때도 있어야 하는 것을

그대 향한 마음이 식어서도 아니다
잎잎이 그리움 떨구고 속살 보이는 게
무슨 부끄러움이 되랴
무슨 죄가 되겠느냐

지금 내 안에는
그대보다 더 큰 사랑
그대보다 더 소중한 또 하나의 그대가
푸르디푸르게 새움을 틔우고 있는데

 

+             +         +             +           +        +

 

 

이제 눈 내리던 겨울은 가고 봄이 왔다.

남녁엔 매화꽃 잔치가 한창이어도 

내가 사는 서울엔 이제야 예쁜 연녹색의

잎이 싹을 틔운다. 

이제 눈내리는 겨울을 보내고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다.

어두운 터널을 지나 나도 봄과 함께

소생하는 나날을 보내고 싶다.

봄날을 맞이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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