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에는 / 이해인
2025. 2. 1. 14:06ㆍ기억하고 싶은 시

2월에는 / 이해인
내 마음에 꿈이 싹트게 하소서
하얀 백지에 내 아름다운 꿈이
또렷이 그려지게 하소서
2월의 시 / 詩人 이해인
하얀 눈을 천사의 시처럼 이고 섰는
겨울나무 속에서 빛나는 당신
1월의 찬물로 세수를 하고
새벽마다 당신을 맞습니다
답답하고 목마를 때
깎아 먹는 한 조각 무맛 같은 신선함
당신은 내게 잃었던 주지 못한 일상에
새 옷을 입혀준 고통과 근심
내가 만든 한숨과 눈물 속에도
당신은 조용한 노래로 숨어있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라는
우리의 인사말 속에서도
당신은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웃고 있습니다
내가 살아 있으므로 또 다시 당신을 맞는
기쁨 종종 나의 불신과 고집으로 당신에게
충실치 못했음을 용서하세요
새해엔 더욱 청정한 마음으로
당신을 사랑하며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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