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월...

2025. 2. 4. 21:33기억하고 싶은 시

 

 

2월  /  이외수

 

도시의 트럭들은 날마다 살해당한
감성의 낱말들을 쓰레기 하치장으로 실어나른다
내가 사랑하는 낱말들은
지명수배 상태로 지하실에 은둔해 있다

 

봄이 오고 있다는 예감
때문에 날마다 그대에게 엽서를 쓴다
세월이 그리움을 매장할 수는 없다

 

밤이면 선잠결에 그대가 돌아오는
발자국 소리
소스라쳐 문을 열면
아무도 보이지 않고
뜬눈으로 정박해 있는 도시
진눈깨비만 시린 눈썹을 적시고 있다

 

 

 

 

 

 

 

 

 

겨울비   /  이외수

 


모르겠어
과거로 돌아가는 터널이
어디 있는지


흐린 기억의 벌판 어디쯤
아직도 매장되지 않은 추억의 살점
한 조각 유기되어 있는지


저물녘 행선지도 없이 떠도는 거리
늑골을 적시며 추적추적 내리는 겨울비


모르겠어 돌아보면
폐쇄된 시간의 건널목
왜 그대 이름 아직도
날카로운 비수로 박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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