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고 싶은 시(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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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요
알아요 -- 최 정 재 -- 알아요 .. 당신 사랑하면 안 된다는 거 그래도 당신이 좋은 걸 어떻해요. 당신 사랑하고 남은 후에 상처 걱정마세요. 그건 내 몫이니까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요.당신은 그저 날위해 뭔가 해주려고 노력하지 말고 그냥 그 자리에 그렇게 있어요 바라는 거 없어요. 알아..
2010.08.03 -
향수
향수/정지용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 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돋아..
2010.07.30 -
어떤 조문객
허전 시인 왼수 왼수 저놈의 왼수 어머니는 내 건너 텃밭을 보고는 이내 호미를 들고 달려가신다 자식보다 더 빨리 자란 개망초가 하얗게 꽃을 피우기 시작한 것이다 어머니는 오늘도 그렇게 개망초와 싸우며 사신다 그래야 해질녘이면 밭고랑이 환하고 개울물에 터진 발 씻는 소리가 ..
2010.07.22 -
미라보다리
미라보다리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 강은 흐르고 우리들의 사랑도 흘러간다 내 마음 깊이 아로새기리라 기쁨은 언젠가 고통 뒤에 오는 것을 밤이여 오라, 종이여 울려라 세월이 흐르고 나는 남아 있다 손에 손을 마주 잡고 얼굴을 마주 보며 우리들 팔 아래로 다리 밑으로 영원의 눈길을 한 지친 물결이 흐르는 동안에 밤이여 오라, 종이여 울려라 세월은 흐르고 나는 남아 있다 사랑은 물결처럼 흘러가고 우리들 사랑도 흘러간다 인생은 왜 이리 더딘가 희망은 왜 이리도 격렬한가 밤이여 오라, 종이여 울려라 세월은 흐르고 나는 남아 있다 하루하루가 흘러가고 달도 흐르고 지나간 세월은 흘러만 가리 우리들 사랑은 다시 오지 않는데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 강은 흐른다 밤이여 오라, 종이여 울려라 세월은 흐르고 나는 남아 있다"..
2010.07.02 -
[스크랩] 바다
바다여 당신은 - 이 혜 인 - 내가 목놓아 울고 싶은 건 가슴을 뒤흔들고 가버린 거센 파도 때문이 아니다 스스로의 어둠을 울다 빛을 잃어 버린 사랑의 어둠 죄스롭게 비좁은 나의 가슴을 커다란 웃음으로 용서하는 바다여 저 안개 덮인 산에서 어둠을 걷고 오늘도 나에게 노래를 다오 세상에 살면서도 우리는 서투른 이방인 언젠가는 모두가 쓸쓸히 부서져 갈 한 잎 외로운 혼임을 바다여 당신은 알고 있는가 영원한 메아리처럼 맑은 여운 어느 피안의 끝에선가 종이 울고 있다 어제와 오늘 사이를 가로 누워 한번도 말이 없는 묵묵한 바다여 잊어서는 아니될 하나의 노래를 내게 다오 당신의 넓은길로 걸어가면 나는 이미 슬품을 잊은 행복한 작은 배 이글 거리는 태양을 화산 같은 파도를 기다리는 내 가슴에 불지르는 바다여 폭풍을..
2010.07.01 -
꽃
꽃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안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 ..
2010.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