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고 싶은 시(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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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
귀향 이제 집으로 돌아가리 험한산 고개넘어 끝없는 나그네길 이제 쉴 곳 찿으리라 서산에 해 뉘엿 뉘엿 갈길을 재촉하네 저 눈물의 언덕 넘어 이제 집으로 돌아가리.. 지나는 오솔길에 갈꽃이 한창인데 갈꽃잎 사이마다 임의 얼굴 맺혀 있네 길잃은 철새처럼 방황의 길목에서 지처진..
2010.09.01 -
이정하
안 부 - 이정하 - 보고싶은 당신, 오늘 아침엔 안개가 끼었네요. 그곳은 어떤지요? 햇살이 드세질수록 안개는 자취를 감추고 말겠지만 내 가슴에 그물망처럼 쳐져 있는 당신은, 당신을 향한 내 그리움은 좀체 걷혀지질 않네요. 여전히 사랑하는 당신, 온종일 당신 생각 속에 있다 보니 어느..
2010.08.15 -
알아요
알아요 -- 최 정 재 -- 알아요 .. 당신 사랑하면 안 된다는 거 그래도 당신이 좋은 걸 어떻해요. 당신 사랑하고 남은 후에 상처 걱정마세요. 그건 내 몫이니까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요.당신은 그저 날위해 뭔가 해주려고 노력하지 말고 그냥 그 자리에 그렇게 있어요 바라는 거 없어요. 알아..
2010.08.03 -
향수
향수/정지용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 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돋아..
2010.07.30 -
어떤 조문객
허전 시인 왼수 왼수 저놈의 왼수 어머니는 내 건너 텃밭을 보고는 이내 호미를 들고 달려가신다 자식보다 더 빨리 자란 개망초가 하얗게 꽃을 피우기 시작한 것이다 어머니는 오늘도 그렇게 개망초와 싸우며 사신다 그래야 해질녘이면 밭고랑이 환하고 개울물에 터진 발 씻는 소리가 ..
2010.07.22 -
미라보다리
미라보다리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 강은 흐르고 우리들의 사랑도 흘러간다 내 마음 깊이 아로새기리라 기쁨은 언젠가 고통 뒤에 오는 것을 밤이여 오라, 종이여 울려라 세월이 흐르고 나는 남아 있다 손에 손을 마주 잡고 얼굴을 마주 보며 우리들 팔 아래로 다리 밑으로 영원의 눈길을 한 지친 물결이 흐르는 동안에 밤이여 오라, 종이여 울려라 세월은 흐르고 나는 남아 있다 사랑은 물결처럼 흘러가고 우리들 사랑도 흘러간다 인생은 왜 이리 더딘가 희망은 왜 이리도 격렬한가 밤이여 오라, 종이여 울려라 세월은 흐르고 나는 남아 있다 하루하루가 흘러가고 달도 흐르고 지나간 세월은 흘러만 가리 우리들 사랑은 다시 오지 않는데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 강은 흐른다 밤이여 오라, 종이여 울려라 세월은 흐르고 나는 남아 있다"..
2010.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