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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늙지 않는 사람들
“나이 드니 사는 게 따분해. 죽는 날만 기다리고 있어.” / “뭘 해도 즐겁지 않고 사소한 일에도 화가 나고 짜증이 나.” /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귀찮아. 의욕도 없고, 그냥 이대로 살래.” 이런 사람들의 뇌는 십중팔구 딱딱하게 굳어 퇴화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말랑말랑하고 쌩쌩한 뇌를 가진 사람들은 부정적인 말을 하지 않는다. 80~90대에도 뇌가 늙지 않는 사람들, 바로 슈퍼 바이저 (Super Ager)다. 슈퍼 에이저처럼 나이 들어도 건강하고 튼튼한 뇌를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본의 저명한 뇌과학자인 니시다케유키(西剛志) 박사에게 해법을 들어봤다. 니시 박사는 도쿄공업대학에서 유전자와 뇌내(腦內) 물질을 연구해 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행복한 노후를 보내기 위한 뇌 관리법 등을 일..
2024.03.18 -
최낙원박사
60년대 겨울, 서울 인왕산 자락엔 세 칸 초가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가난에 찌든 사람들이 그날그날 목숨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이 빈촌 어귀에 길갓집 툇마루 앞에 찜 솥을 걸어 놓고 만두 쪄서 파는 조그만 가게가 있었습니다. 쪄낸 만두는 솥뚜껑 위에 얹어 둡니다. 만두소 만들고 만두피 빚고 손님에게 만두 파는 모든 일을 혼자서 다 하는 만두가게 주인 이름은 순덕아지매였습니다. 입동 지나자 날씨가 제법 싸늘해 졌습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어린 남매가 보따리를 들고 만두가게 앞을 지나다가 추위에 곱은 손을 솥뚜껑 위에서 녹이고 가곤 했습니다. 어느 날 순덕 아지매가 부엌에서 만두소와 피를 장만해 나갔더니 어린 남매는 이미 떠나서 골목길 끝자락을 돌고 있었습니다. 얼핏 기억에 솥뚜껑 위에 만두 하나가 없어..
2024.03.13 -
겨울을 보내며..
눈 -나태주 - 빛깔과 내음과 소리로만 떠돌던 그대의 추억 밤 사이 땅 위에 내려와 머물렀습니다. 새하얀 그대의 속살. 겨울나무 - 이정하 - 그대가 어느 모습 어느 이름으로 내 곁을 스쳐 지나갔어도 그대의 여운은 아직도 내 가슴에 여울되어 어지럽다 따라 나서지 않은 것이 꼭 내 얼어붙은 발 때문만은 아니었으나 안으로 그리움 삭일 때도 있어야 하는 것을 그대 향한 마음이 식어서도 아니다 잎잎이 그리움 떨구고 속살 보이는 게 무슨 부끄러움이 되랴 무슨 죄가 되겠느냐 지금 내 안에는 그대보다 더 큰 사랑 그대보다 더 소중한 또 하나의 그대가 푸르디푸르게 새움을 틔우고 있는데 + + + + + + 이제 눈 내리던 겨울은 가고 봄이 왔다. 남녁엔 매화꽃 잔치가 한창이어도 내가 사는 서울엔 이제야 예쁜 연녹색의 ..
2024.03.11 -
95세의꿈
나는 젊었을 때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 결과 나는 실력을 인정받았고 존경을 받았습니다. 그 덕에 65세 때 당당한 은퇴를 할 수 있었죠. 그런 내가 30년 후인 95살 생일 때 얼마나 후회의 눈물을 흘렸는지 모릅니다. 내 65년의 생애는 자랑스럽고 떳떳했지만 이후 30년의 삶은 부끄럽고 후회되고 비통한 삶이었습니다. 나는 퇴직 후 이제 다 살았다, 남은 인생은 그냥 덤이다 라는 생각으로 그저 고통 없이 죽기만을 기다렸습니다. 덧없고 희망이 없는 삶... 그런 삶을 무려 30년이나 살았습니다. 30년의 시간은 지금 내 나이 95세로 보면... 3분의1에 해당하는 기나긴 시간입니다. 만일 내가 퇴직을 할 때 앞으로 30년을 더 살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난 정말 그렇게 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때 나 스..
2024.03.05 -
백 살
너는 나에게 바람 같은 사람이었다 불어왔다 사라져 가는 그런 나는 너에게 어떤 사람이었을까 나무 같은 사람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만 강물이 되고 말았다 그렇게 흘러가고 말았다 너와 나는 만났다 그리고 헤어졌다 그리고 스스로의 가슴으로 스며서 남남이 되었다 추억은 상처로 새겨져서 무늬만 남았다 우린 그날들을 애써 추억하지 않는다 그냥 기억할 뿐이다 그리고 또 다른 세상에서 아무렇지 않게 살아갈 뿐이다 마치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천연덕스럽게 너와 나는 지금 망각의 시간을 걷고 있다 멀어져 가며 잊혀질 시간이다 어느새 깃털처럼 가벼운 백 살이 됐으니까 레테의 강을 건너가야 하니까 . . .
2024.03.02 -
데스 브로피 초대전
두 번째 전시가 한달 연장전이 끝나기 전에 온다고 벼르다가 왔다. 늘 조용하던 전시장이 들어서는 순간 웬 사람들이 하며 놀랬다. 아마도 나 같은 사람들이 많았나보다. 첫 번째 전시에는 조용히 관람했는데.. 그림을 보고 있으면 행복한 미소가 절로 나오는 작품들이다. 주인공은 거의 유쾌한 할머니, 할아버지가 모델이다. 남자들의 수다 오랜 친구 누가 이길까? 나무를 심는 사람들 공을 찾아라. 바람의 인사 세 친구 룰루랄라 승리 집으로 가는길 “즐거운 인생” 전시회는 갤러리의 1층과 2층에 구성되어 있다. 흰물결갤러리는 2018년 5월에서 6월까지 동명의 전시를 진행한 바 있다. 2018년 전시회에서 관람객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 것을 계기로 올해 다시 개최한 것인데 작가 데스 브로피(Des Brophy)는 이에..
2024.0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