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고 싶은 시(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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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지우
너를 기다리는 동안/ 황지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 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아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
2017.02.03 -
9월 / 이외수
9월 - 이외수 - 가을이 오면 그대 기다리는 일상을 접어야겠네. 가을역 투명한 햇살속에서 잘디잔 이파리마다 황금빛 몸살을 앓는 탱자나무 울타리 기다림은 사랑보다 더 깊은 아픔으로 밀려드나니. 그대 이름 지우고 종일토록 내 마음 눈시린 하늘 저 멀리 가벼운 새털구름 한 자락으로..
2016.09.18 -
강천산에 살라네 / 김용택
- 때동나무꽃 - 유월이 오면 강천산(剛泉山)으로 때동나무 꽃 보러 갈라네 때동나무 하얀 꽃들이 작은 초롱불처럼 불을 밝히면 환한 때동나무 아래 나는 들라네 강천산으로 때동나무 꽃 보러 가면 산딸나무 꽃도 있다네 아, 푸르른 잎사귀들이여 그 푸르른 잎사귀 위에 층층이 별..
2016.06.13 -
4월의 시 / 이해인
4월의 시 / 이해인 꽃 무더기 세상을 삽니다 고개를 조금만 돌려도 세상은 오만가지 색색의 고운 꽃들이 자기가 제일인양 활짝들 피었답니다. 정말 아름다운 봄날입니다 새삼스레 두 눈으로 볼수있어 감사한 마음이고 고운 향기 느낄 수 있어서 감격이며 꽃들 가득한 사월의 길목에 살고 ..
2016.04.09 -
여자를 위하여 / 이기철
너를 이 세상의 것이게 한 사람이 여자다. 너의 손가락이 다섯 개임을 처음으로 가르친 사람 너에게 숟가락질과 신발 신는 법을 가르친 사람이 여자다. 생애 동안 일만 번은 흰 종이 위에 써야 할 이 세상 오직 하나 뿐인 네 이름을 모음으로 가르친 사람 태어나 최초의 언..
2016.03.30 -
사순절 기도시 /이해인 (수녀,시인)
사순절 기도시 / 이해인(수녀,시인) 해마다 이맘때쯤 당신께 바치는 나의 기도가 그리 놀랍고 새로운 것이 아님을 슬퍼하지 않게 하소서 마음의 얼음도 풀리는 봄의 강변에서 당신께 드리는 나의 편지가 또 다시 부끄러운 죄의 고백서임을 슬퍼하지 않게 하소서 살아있는 거울 앞에 서듯 ..
2016.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