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고 싶은 시(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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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건 ?
故 이외수작가께서 2022년 04월 25일 별세하셨기에 삼가 알려드립니다. 빈소 : 춘천 호반병원장례식장 2호실 (27일이후 특실) 발인 : 2022년 4월 29일 (금) 07:30 부고확인 ▼ http://choomobugo.com/999901?seq=1404513 직접 연락 드려야 하나 황망중이라 부고장으로 부고를 알려 드림을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 배우자 : 전영자 자 : 이한얼, 이진얼 자 부 : 설은영, 김경미 배상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 /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 / 이외수 울지 말게나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 날마다 어둠아래 누워 뒤척이다 아침이 오면 개똥같은 희망하나 가슴에 품고 살아가고들 있어 바람이 차막고 고단한 잠에서 아직 깨지 않았다고 집으로 되돌아오는 사람이 있을까 산다..
2022.06.11 -
5월
오 월 피천득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 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 하얀 손가락에 끼어 있는 비취가락지다. 오월은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요, 오월은 모란의 달이다. 그러나 오월은 무엇보다도 신록의 달이다. 전나무의 바늘잎도 연한 살결같이 보드랍다. 스물 한 살 나이였던 오월. 불현듯 밤차를 타고 피서지에 간 일이 있다. 해변가에 엎어져 있는 보트, 덧문이 닫혀 있는 별장들... 그러나 시월같이 쓸쓸하지는 않았다. 가까이 보이는 섬들이 생생한 색이었다. 得了愛情痛苦 득료애정통고 - 얻었도다, 애정의 고통을 失了愛情痛苦 실료애정통고 - 버렸도다, 애정의 고통을 젊어서 죽은 중국 시인의 이 글귀를 모래 위에 써 놓고 나는 죽지 않고 돌아왔다. 신록을 바라다보면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
2022.05.18 -
구부러진 길
아리수님 이준관 나는 구부러진 길이 좋다. 구부러진 길을 가면 나비의 밥그릇 같은 민들레를 만날 수 있고 감자를 심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날이 저물면 울타리 너머로 밥 먹으라고 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구부러진 하천에 물고기가 많이 모여 살 듯이 들꽃도 많이 피고 별도 많이 뜨는 구부러진 길 구부러진 길은 산을 품고 마을을 품고 구불구불 간다 그 구부러진 길처럼 살아온 사람이 나는 또한 좋다. 반듯한 길 쉽게 살아온 사람보다 흙투성이 감자처럼 울퉁불퉁 살아온 사람의 구불구불 구부러진 삶이 좋다 구부러진 주름살에 가족을 품고 이웃을 품고 가는 구부러진 길 같은 사람이 좋다
2022.02.12 -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믿었던 사람의 등을 보거나 사랑하는 이의 무관심에 다친 마음 펴지지 않을 때 섭섭함 버리고 이 말을 생각해 보라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두 번이나 세 번, 아니 그 이상으로 몇 번쯤 더 그렇게 마음속으로 중얼거려보라 실제로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지금 사랑에 빠져 있거나 설령 심지 굳은 누군가 함께 있다 해도 다 허상일 뿐 완전한 반려란 없다. 겨울을 뚫고 핀 개나리의 샛노랑이 우리 눈을 끌 듯 한 때의 초록이 들판을 물들이듯 그렇듯 순간일 뿐 청춘이 영원하지 않은 것처럼 그 무엇도 완전히 함께 있을 수 있는 것이란 없다 함께 한다는 건 이해한다는 말 그러나 누가 나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가 얼마쯤 쓸쓸하거나 아니면 서러운 마음 짠 소금물처럼 내..
2022.01.20 -
새해에는 이런 사람이 되게 하소서.
새해에는 이런 사람이 되게 하소서 이해인 평범하지만 가슴에 별을 지닌 따뜻함으로 어려움 속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신뢰와 용기로써 나아가는 "기도의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정월의 보름달 만큼만 환하고 둥근 마음 나날이 새로 지어 먹으며 "희망의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너무 튀지 않는 빛깔로 누구에게나 친구로 다가서는 이웃 그러면서도 말 보다는 행동이 뜨거운 진실로 앞서는 "사랑의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오랜 기다림과 아픔의 열매인 마음의 평화를 소중히 여기며 화해와 용서를 먼저 실천하는 "평화의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그날이 그날 같은 평범한 일상에서도 새롭게 이어지는 고마움이 기도가 되고 작근 것에서도 의미를 찾아 지루함을 모르는 "기쁨의 사람"이 되게 해..
2022.01.06 -
12월의 엽서
이해인수녀, 시인 출생1945년 6월 7일, 강원 양구군소속성베네딕도수녀원수녀학력서강대학교 대학원 종교학 석사데뷔1976년 시집 '민들레의 영토'경력2000.~2002. 부산 가톨릭대학교 지산교정 인성교양부 겸임교수 본명은 이명숙, 해인은 필명이다. 어려서 시재(詩才)가 있었고, 언니가 가르멜 수도회에 입교, 수녀가 되는 것을 보았고, 고등학교 시절에 수도자의 삶을 살기를 결심했다. 성의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3년 후 1964년 부산의 올리베타노의 성 베네딕도 수도회에 입회하였다. 입회 후 가톨릭 계 출판사에서 발간하는 월간지 〈소년〉에 해인이라는 필명으로 시를 투고했다. 수도자 서원 후 필리핀 성 루이스 대학교에서 영문학과 종교학을 공부했고, 서강대학교에서 종교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종교학을 공부하..
2021.12.05